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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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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임병장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군 내부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윤일병 구타사망사건으로 인해 다시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처음에 뉴스로 28사단에서 한 병사가 구타로 사망했다고 했을 때까지, 아 또 가혹행위로 한명이 죽었구나 안타깝다라고 생각했는데, 사건의 전말을 알고 보니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한겨례신문에 공개된 사건의 현장검증 사진이다. 






28사단의 한 부대로 전입을 온 윤일병이 행동이 느리고 인상을 쓴다는 이유로, 목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이모병장으로 부터 구타를 받았다고 한다. 이모 병장은 그 부대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다른 후임들을 괴롭혔고, 내리갈굼을 통해서 다른 후임들에게 폭행이나 성추행을 강요했다고 한다. 



위에 사진을 보면 일이병 생활관과 상병장 생활관이 나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군의 가혹행위 근절과 선진병영을 위한 노력을 엿 볼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사건은 사각지대인 의무반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윤일병과 가해자인 이 모병장은 의무병으로 알려졌다. 의무병이라고 하면 주로 의학이나 약학 그리고 간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일반인에 비해 교육 수준도 높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 이러한 폭행을, 그리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한명의 대한국민 남성으로서 그리고 예비역으로서 군 생활의 어느정도 폭력이나 부조리가 있음을, 그리고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것이 대부분 근무나, 군 생활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필요악이였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하는 선 후임이라도 개인의 외모나 사적인 감정을 앞세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윤일병 사건이 발생한 회식의 자리는, 그러한 부조리에 대한 미안함을 푸는 자리였기에, 가해자인 이 모병장에게 화가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 했고, 28사단장이 보직해임을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이 사퇴를 했다. 임병장 사건과 비교했을 때,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군 내부관리에 헛점을 들어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게 맞는 것 같다. 


분노2

이제 진상조사가 마무리되어 가고 재판만이 남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어떻게 군 내부의 가혹행위 및 부조리를 근절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마련 일 것이다. 

군이 끊임없이 군 가혹행위 및 구타를 근절 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터지자, 그러한 정책들이 다 보여주기식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타 가혹행위 신고자에 대한 익명성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한 사람이 많고, 용기를 내어 신고를 해도 왕따가 되거나, 중간 단계 지위관에 무시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신문에는 군에서 핸드폰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말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미 싸지방이나 공중전화로 충분히 외부와의 연락이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또 헛발을 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 선진화를 한다면서, 군은 신막사를 짓고, 침상대신 침대를 쓰고, 싸지방등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하지만 폭력이나 가혹행위의 원인이 되는 군 조직문화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일 뿐이다. 


우리는 군대라는 것이 계급사회이고 윗 사람이 명령하면 따라야 한다는 상명하복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유교문화도 아니고 전근대적 일제 군대문화라고 한다. 이러한 문화를 어떻게 청산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래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신문에서도 나온 것 처럼 하드웨어를 고치기보다는 소프트웨어를 고친다는 접근 방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군 내부의 병사들의 문화를 바꾸려면, 매일 병사들에게 병영행동 생활행동강령 같은 형식적인 글만 외우라고 하지말고, 군 간부부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리갈굼의 시작은 어디에서 부터인가를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어떠한 집단은 그 집단을 이끄는 리더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아무리 병사들이 선진병영을 한다해도, 그들을 이끄는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간부들 사이에서 그러한 문화가 팽배하다. 그래서 군기를 말하면서 폭행이나 내부부조리를 오히려 조장하거나 묵인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미국 전쟁영화를 보면 놀라운 사실중 하나는 장군이나 사령관이 초급간부 또는 사병들과 거리낌 없이 악수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그러면 개념없다, 군 기강이 말이 아니다, 윗사람이 명령하는데 아랫사람이 따르지 않아 군기가 빠진다라는 말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군이 군기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합리성이 떨어진다. 계급의 차이는 권한의 차이이지 사람의 높낮이의 차이가 아님을 다시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는 어떻게 상호간에 존중과 배려심을 심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 형벌을 강화한다 해도 실효성에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병사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심을 바탕으로 호의적인 문화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다. 상호 존댓말의 사용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군 내부에서는 약간 무리수 인것 같고 한번씩 계급을 무시하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소규모 게임이나 체육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병사상호간에 자체적으로 사소한 한 것이나마  오해나 불만사항등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구타나 가혹행위를 할 때 윗사람의 불만이나 의사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며  폭력을 정당화 하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적 대화를 통해 서로 생각해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준다면 상호 존중의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단의 폐쇄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군이라는 집단 자체가 보안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언론이나 사회에 노출 되는 것을 꺼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이번처럼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의도가 포착되고, 구타가혹행위를 신고해도 묵살되고 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사보안등급에 따라서 감출것은 감추되, 병영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방적으로 제도를 변화해야 할 것이다. 군 면회나 휴가를 유연하게 하거나 , 화상채팅 활성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그리고  군전역한 장성을 불러다가 정신교육 하지 말고 , 종교인이나 심리상담사등이 군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병사들의 생활을 돕도록 허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인권관련 신고나 민원을 군 내부에서 처리하는 것보다는 인권단체에 위탁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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